어느덧 구몬에 몸 담은지 반년이 지났다.
수업 맡게된지 한달 넘어가는 시점인데 스승의 날이라고
기프티콘을 보내주시는 어머님도 계시고
추석 선물이나 생일 선물까지 챙겨주시는 어머님도 계셨다.
일주일에 한번, 다과목자가 적은 터라 만나는 평균적을 아이들을 시간이 길지도 않은데
이렇게 나를 신경써주신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아직도 구몬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수업에 대해서는 많이 익숙해져서 꽤 편해졌다.
이전에는 교재정리나 수업정리를 하는데에 시간이 꽤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과정이 필요없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할 필요가 없었구나 느껴지는 것도 있다.
아이들마다 어머님마다 성향차이가 큰데, 이제는 정말 자학자습이 가능하거나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실 수 있는 가정만 남겨져있다.
한 4달차까지는 새로운 수업을 유치하려고 영업도 열심히 했다.
근데 나는 더 일해서 돈 더 받느니,
덜 일하고 덜 받는게 나을것 같다고 많이 느껴졌다.
신규 수업 유치는 어렵고, 보상은 드라마틱하지 않다.
수업이 늘어나면, 기존 스케쥴 자체도 빡빡하게 5분, 10분 단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양해를 구해서 앞뒤로 조금씩 조정해야하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다.
수업을 하다보면 예정시간보다 늘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날이면 뒷타임이 모두 무너져버린다.
지하주차장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엘베라도 놓치는 경우에는 망연자실하게 된다 ㅋㅋ
나는 그나마 아파트 단지를 받아서 망정이지, 만약 주택단지를 배정 받은 선생님은 정말 힘드실 것 같다.
물론 더 신축이고 학생들이 밀집된 단지이면 베스트겠지만.
초짜 선생인 나한테는 아이들 수업 진도 설정이나 어머님 상담이 제일 어려웠다.
내가 인수받은 진도에서 너무 어려워하는 것이 느껴져서 단계를 내려오게되는 경우가 생겼다.
수학과목은 잘 하는 아이들 중에서도 새 진도를 나갈때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일이 종종 있는데
나도 수학에는 지식이 해박하지 않아서 고생을 좀 했다.
H단계 초반까지가 한계였다...
물론 수플J단계를 함께하고 있는 아이도 있는데 정말 수학 영재라서 학생용 인강을 함께 보면서 풀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숙제를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난감하다.
아이가 숙제를 안하면 결국 회비를 지불하는 어머님께서 불만을 가지게 된다.
이제는 많이 초연해져서 어르고 달래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런식으로 하면 구몬 못 한다고" 이야기해준다.
할 아이들은 하고 안 할 아이들은 안 한다.
구몬은 매주 월요일 지국 회의, 그리고 또 주중에 하루를 지구 회의를 한다.
지국은 지역을 담담하고 지구는 그 지역을 나눈 팀이다.
일주일에 두번이나 영업에 대한 설명회를 들어야하는데,
나는 그 짓을 안 하기로 했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를 해봤자,
( 실제로 대면해서 이야기 할 시간까지는 없다. 보통 다음 수업이 바로 있어서 문자를 남긴다.)
엄마들은 디지털 기기로 하는 공부라는 것에 대해 엄청난 거부감을 느낀다.
스마트 구몬 N이 출시되면서 구몬 내부에서는 엄청난 파장이 있었다.
스마트 구몬 N이란?
기존에도 스마트 구몬이라고 스마트 패드를 이용한 방식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정해진 기계로만 수업이 가능해서 이 방식을 하려면
기계까지 구몬을 통해 구입해야 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비싸게 판것 까진 아니었지만 중고나 최저가로 구매할 수도 있는 상품을 정가를 주고 사야했다.
물론 24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혜택이 있긴했다.
다만 약정으로 인해 수업도 24개월은 유지해야하는, 양날의 검같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스마트 구몬 N은 어떤 디바이스던 앱을 설치하고 디지털 교재에 수업이 가능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이고, 출시 된지 2-3년 이상 지나지 않은 기계라면 말이다.
구몬을 위해 필요없을 수도 있는 스마트 패드를 들여야했던 지난 조건에 비해
많이 완화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내가 맡은 지역의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
하긴 , 그도 그럴것이 기존 스마트 구몬도 딱 두명밖에 없었다. 나는 대략 20명정도의 회원을 만나고 있다.
그중에 10퍼센트가 될락 말락인거다.
또, 몸에 이상징후가 생겨서 하던 일들을 줄이던 참이었다.
1년을 채 채우지 못하고 퇴사의사를 밝히자,
신입교사 1년 유치는 지국입장에서도 중요한 안건이기에
편의를 봐줄테니 버텨달라고 했다.
지국에서 준 편의 덕분인지, 내가 일에 익숙해져서 인지, 나는 실로 일이 많이 편해졌다.
익숙한 아이들과 익숙한 수업을 하고 시간배정을 외부 영향 없이 오로지 나와 회원이 편하게만 짰다.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일했다면 신규 문의가 올때마다 시간을 이리저리 옮기며 궁리해야했다.
겨우 한두 과목을 수업하기 위해 한시간을 대기하거나, 출근시간이나 퇴근시간에 큰 영향을 미쳐야만 했다.
한 두과목으로 받는 수수료는... 사실 그 정도의 가치가 없다. 안 하느니만 못한다.
물론, 이는 다른 수업 유치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늘리고 늘리면 하루에 8시간 넘게 일하게 된다.
회의도 나가야만한다.
새 수업을 물어다 주는 것은 지국, 지구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럼 결국 처음 구몬 시작하고 힘들었던 내 모습이 완성된다.
오전 10시에 1시간동안 회의를 참석하고 2시부터 10시 11시까지 일하게 된다.
중간에 공백시간에 쪽잠을 자거나 차 안에서 식사를 때워야한다.
화장실을 그때그때 갈 수 없는 현실이라 방광이 자주 아프기도 한다. 생리중이거나 배탈이라도 난 날이면 참 괴롭다.
이렇게 하면 주 2회 월 100만원을 완성할 수 있다.
그래도 첫 1년, 신입교사 정착제도가 있는 동안은 도전해볼만하다고 추천해주고 싶다.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그냥 내 할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1년 버티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구몬으로 성공하려면 남들 하는 것처럼 다 해야한다.
아주 인생을 갈아넣으시는 선생님도 계신다.
물론 그만큼 보상도 있겠지만..10년차 이상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당연한 수입일수도 있다.
내년 4월까지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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