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토요일.
지난 밤, 남자친구네 집에서 놀러갔다가 상추를 잔뜩 받았다.
아버님께서 주말농장에서 직접 재배하여 가져오신거라고 한다.
굉장히 신선하고 연하고 맛있는 상추였다.
덕분에 가족들과 고기파티를 기획할 수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한보따리를 받아서 집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열어봤는데,
상추 속에서 달팽이를 발견했다.
거진 18시간 동안 냉장고 안에서 웅크리고 있었을 달팽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했다.
상추잎에 놓고 몇분 정도 지켜보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팽이를 얼려죽였다면 굉장히 죄책감이 들었을 것 같은데 천만다행이었다.
키워볼까 생각하며 창가 쪽에 잠시 두었는데, 다른 볼일을 보고 와보니 사라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달팽이가 이렇게 빠르다고..??
창틀 틈 사이사이를 열심히 뒤져보고 혹시 벽을 타고 내려왔다가 우리집 강아지가 먹어버린건 아닐까 걱정도 들었다.
14살 할아버지가 된 우리집 강아지는 치매라도 걸린 것인지 먹을 것에 굉장히 집착하며, 먹지도 못할 나무조각, 각종 껍질, 휴지 등등... 바닥에 떨어진 것이라면 무조건 입에 넣고 보는 성미로 바뀌었다.
게다가 달팽이에는 독성이나 기생충이 있다.
해외토픽 기사에서 술취한 젊은이가 객기로 달팽이를 생으로 먹었다가 반신불수가 된 사례를 읽은 터라 더더욱 걱정이 되었다.
한참을 찾아보다가 상추를 열심히 뒤져보았는데 상추 속에 얌전히 있었다......;;;
달팽이에 비해 상추가 너무 푸짐해서 못 찾았던 것이다.
얼른 밖에 놓아주려고 나갈 채비를 했다.
어차피 송파도서관에 볼일이 있어서 상추에 고이 싸서 도서관 담장 너머 오금공원 쪽으로 홈런 날려줬다.
이제 더는 상추 속에 달팽이는 없는 것 같다.
안심하고 다시 냉장보관을 했다.
이것저것 살것이 있어서 위례 스타필드로 갔다.
차로 15분 정도 밖에 안 걸려서 자주 간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자주 보기 때문에 클럽 회원카드도 만들었다.
이것저것 에누리 받아서 살때 기분이 좋다.
장보기 전에 2층 앤티앤스에서 핫도그를 시켜 먹었다.
블랙페퍼 치즈 핫도그, 할라피뇨 치즈핫도그, 앙버터 크림치즈 프레첼을 시켰다.
앙버터 크림치즈 프레첼은 신상품인데 1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갓 구운 프레첼이 존맛탱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고 했다.
다행히 핫도그는 바로 준비가 되어서 먹으면서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나, 15분은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핫도그 두개를 뚝딱 해치웠는데도 프레첼은 나오지 않았다.
15분을 기다리겠다고 했으면서도 보채는 고객이 되고 싶지 않아서 꾹 참고 기다리다가
빈쟁반을 가져다 주는것을 핑계로 프레첼의 소식에 대해 물었다.
혹시 잊어버린게 아닐까 걱정한 것은 나뿐인것 같다.
직원들은 확실하게 주문 받은 프레첼을 굽고 있었고 때가 아직 아니었다.
나는 멋쩍게 자리로 돌아갔다.
얼마 후, 반가운 진동벨 울림에 벌떡 일어나서 따끈따근한 앙버터크림치즈 프레첼을 수령할 수 있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라는 말과 함께 건네주셨다.
가족들과 나눠먹는데 모두들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하셨다.
버터와 앙금이 프레첼 온기에 녹아서 아주 촉촉한 맛이었다.
겉에 굵은 소금이 몇 알씩 박혀 있는데, 이는 단짠단짠의 하모니를 이루었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시즌 메뉴가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먹고 싶은 느낌.
아빠와 동생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해서 밑에 스타벅스에 갔다.
리저브라서 아빠가 좋아하는 곳이다.
스벅에서 또 신메뉴를 먹어보았다.
바닐라 푸딩 블렌디드. 너무 단것은 좀 힘들어서 돌체소스 3펌프인 원래 레시피에서 1펌프를 뺐다.
충분히 달달했다.
마실때마다 푸딩 알갱이들이 들어왔는데 갠찮았다.
버블티나 알로에 토핑과는 다른 느낌.
아빠는 에스프레소를 드시고 싶었는데 메뉴 선택을 잘못했다고 씁쓸해 하셨다.
저번에 리뷰했던 에스프레소 바 카페 안디아모를 갈걸.... 이라며.
아빠가 시킨것은 마이크로 블랜더 21 아메리카노이다.
딱 아메리카노라고 써있구만. 에스프레소는 다른건뎅....
동생은 카푸치노를 시키고 공부하는 척을 했다.
열심히 하라고 하고 아빠와 나는 트레이더스에서 장을 보러갔다.
트레이더스에 가면 항상 과소비를 하게 된다.
별것 안 샀는데 또 20만원을 썼다.
트레이더스에 있는 커다란 카트를 안 쓰겠다고 집에서 사용하는 캐리어를 가져왔는데 과적했다.
신상품이다. 갈바니 후레쉬 슬라이스 모짜렐라. 11880원
지난 번에는 똑같이 갈바니 사의 슬라이스 되지 않은 상품만 있었다.
이걸 먹으려고 토마토를 4키로 짜리 샀다.
트레이더스는 다 비슷한듯 하면서도 매번 품목이 달라진다.
잘 기억해두기 위해 가계부에 품명을 적어둔다.
고래사 어묵 13880원
포인트카드로 결제하면 2000원 할인을 해줘서 두팩 샀다.
우리는 요기 어묵을 참 좋아한다.
동원 삼각유부초밥 7980원
맨날 유부가 찢어져라 밥을 넣어서 좀 더 큰 유부를 사고 싶었는데, 이것밖에 없다.
밥을 적게 넣는 수밖에...
요플레 플레인화이트 5480원
노브랜드에서 체리청을 샀는데 여기에 섞어 먹으면 넘 맛있겠지?
집에 오는 길에 감일' 한우왔소'랑
현대 그린마트에 들렀다.
트레이더스에서는 사기 힘든 소분된 채소들을 샀다.
고수와 세척 당근.
우리 집 강아지는 약물 치료를 받는 중이라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간식은 먹지 못한다.
그래서 생당근 혹은 데친 당근을 간식으로 준다.
감일동에 여러 정육점이 생겼지만 아무것도 없던 동네에서 처음? 생긴 정육점이라 여길 계속 애용하고 있다.
가격이 좋은지는 몰라도 맛있다. 이것 저것 잘 챙겨주시기도 한다.
참소스, 강황소금, 파채,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냉이나물까지 챙겨주셨다.
된장국이나 라면에 넣어 먹으면 기가 맥힌다는 고기도 한 봉지 챙겨주셨다!!
된장국 해먹어야징~~
고기 질이나 가격에 대해서는 고기박사님들이 보시고 훈수 둬주시길.
맛은 조금 이따 보기로 하고 얼른 냉장고에 모셔두었다.
엄마 빨리 와요 배고파요.
감일주민 일상 기록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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