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일을 마치고 피곤한 와중에도 헬스장으로 가서 마감때까지 알차게 운동을 했다.
집에 와서 창문을 열고 잠자리에 들었다.
5월 초에 비해 굉장히 더워졌지만 다행히 밤 공기는 선선했다.
잠이 오지 않아서 애인이랑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새벽 2시가 되자, 그제서야 폰을 내려놓고 하루종일 혹사된 눈을 감았다.
밤 사이 열어둔 창문을 통해 바람소리와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공사 소음이 들어왔다.
8시 알람이 울린 후였으니 아마 8시~9시 사이였을 것이다.
잠을 못 이긴 나는 창문을 닫기 위해 몸을 일으키기보단 귀를 닫고 잠에 빠져드는 것을 택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안대를 벗었다.
우드 블라인더로는 막을 수 없는 햇살이 새어들어와서 새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간단히 계란과 토마토, 다진 마늘을 볶은 요리를 데워먹고 지난 주말에 집 근처 과일가게에서 사온 포도를 먹었다.
어머니가 출근 전에 돌리고 가신 건조기와 세탁기를 확인하여 다음 과정을 수행했다.
비 소식이 있지만 오전에 볕이 좀 있길래 옥상 건조대에 이불을 널었다.
건조기가 있지만 이불이 수건은 햇볕에 말리는게 기분이 좋다.
사진은 어제 세탁한 수건들.
어제는 정말 볕이 좋아서 너무 잘 말랐다.
단비랑 산책을 다녀왔다.
반려생각이라는 업체꺼로 개모차 구매했다.
이것저것 봤는데 분리형이 좋을것 같아서 그중 가성비 괜찮아보이는 것으로 샀다.
오프라인으로 살까해서 몰리스에도 다녀왔는데 역시 온라인이 싸다...
3키로 좀 안되는 단비한테 널찍하니 좋았다.
찾아보니 컵 홀더까지 있는 개모차도 많았지만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을것 같아서(그래도 막상 있으면 잘 쓸것이다.)
점심은 간만에 편의점에서 발견한 꼬꼬면을 먹었다.
10주면 기념으로 나왔다고 한다.
평소 좋아하던 영화 리뷰 채널 '지선씨네 마인드'를 보면서 먹었다.
이렇게 익숙한 일상 속에서 여행을 즐긴다.
숙소는 집이고 목적지는 매일 다르며 중간중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도 한다. 워킹홀리데이에 가깝다고 할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버는 돈이 반으로 줄었다.
당연한 것이, 일하는 시간이 반으로 줄었다.
정말 다행히도 현재 나의 재정상태가 나쁘지 않고 고정지출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정도만 일해서 버는 정도로 버틸 수가 있다.
유급 휴가를 받던 때를 생각하면 쉬면서 시간을 흘려보내는게 불안하고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잡무로 무임금으로 초과노동을 한 것을 생각하면 그런 마음도 조금 사라진다.
일을 적게 하는 요즘. 나머지 시간에는 돌보지 못했던 집안일과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들을 챙기고 있다.
한창 일할 때는 빨래를 잊고 살았다.
퇴근 후에는 옷을 벗어 세탁기에 던져넣고 엄마가 개어주신 새 옷을 정리해서 입었다.
주말에는 집안일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맡아했지만, 그마저도 약속들이 생기면 미뤄두고 나갔다.
요즘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집안일을 찾아한다.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날은 빨래 생각부터 난다.
끼니마다 차려먹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 하루하루 삶으로 채워진다.
전보다 약속이 많지도 않다.
쓸 돈이 많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다.
전에는 업무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었는데 요즘에는 다른 방식으로 풀고 지출을 줄이고 있다.
운동을 하거나 동네를 산책하거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마음껏 읽는다.
이런 방식들은 돈이 많이 들지 않았다.
조금씩 일하면서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경제적 자유를 이룬 셈이다.
많이 쓰진 못하지만, 나는 많이 쓸 필요 없는 삶에 적응하고 있다.
누군가가 보면 궁상맞아 보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입을 옷은 직접 세탁하고 내가 먹을 빵은 직접 굽겠다는 월든 속의 소로의 말이 떠오른다.
언젠간 그렇게 살아야지 다짐했는데, 현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진다.
나는 이미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미 다 가졌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교육계에서 나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여전히 수련중이고 이 과정을 통해서 숙련되고 있다.
필요한 만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일을 선택적으로 하면서 나를 몰아붙이지 않으면서 단련하고 도약하자.
'자기계발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확신의 첫걸음, 오늘 내가 이룰 것들을 적는다. (0) | 2023.06.02 |
---|---|
독서리스트 계속 업로드 됌 (0) | 2023.05.21 |
1년 차에 보육교사를 그만두었다. (0) | 2023.05.19 |
감일 주민 일상 3] 소코아, 올댓마켓 다녀왔어요 (0) | 2023.05.14 |
감일 주민 일상 2] 작구요, 다이소 다녀왔어요. 곱세권 된다구? (0) | 2023.05.13 |
댓글